미국 국무부의 동아태(東亞太)담당 차관보에 지명된 스탠리 로스는 클린턴 행정부의 몇 안되는 동아시아 전문가. 1979년 스티븐 솔라즈의원의 입법보좌관으로 워싱턴 생활을 시작한 이래 지난 18년간 동아시아문제에만 매달려 왔다. 의회에서는 하원 국제관계위 동아태소위 수석전문위원(85∼92년)으로 일했고 국방부에서는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93∼94년)를 지냈다.
그는 특히 94년 백악관 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있으면서 北―美(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체결을 배후에서 주도해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상황에도 매우 밝다. 북한의 「연착륙」은 그의 지론. 북한의 급격한 붕괴는 한반도와 주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깨뜨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으므로 막아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주미(駐美)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그의 동아태 차관보 지명에 대해 『대북(對北)정책의 일관성과 韓美(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무리가 없는 인사』라고 평했다.
그는 80년대 하원 국제관계위 동아태소위위원장으로 한국문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던 솔라즈의원의 보좌관을 오래 해 한국정부의 정책결정과정의 취약점까지도 꿰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 사안의 선별를 통해 현안을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이슈, 예를 들면 인권문제로 마찰이 있다고 해서 이것이 전체 美中(미중)관계를 좌우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것. 로스 지명자는 브랜디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연구소(SAIS)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