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주부들]왕년의 농구선수 주부들 다시 『집합』

  • 입력 1997년 5월 27일 08시 33분


결혼전 이름을 날렸던 농구선수들. 체육시간마다 공을 독차지했던 악바리 여고생들…. 이제는 아이들 운동회에서 달리기에 참가하는 것조차 힘겨울 것으로 생각되는 주부들이 다시 코트에 모여 정열을 불태운다. 30∼50세의 주부 15명으로 이루어진 대구어머니농구회. 최영선회장(49)은 『바쁜 생활속에서 짬을 내 「늘어지는 몸」도 추스르고 코트에 대한 그리움도 해소해 보자며 주부들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대구팀 힘내라. 엄마팀 이겨라』 지난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전국어머니농구대회 예선전에서는 유치원생 어린이들의 응원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응원 덕분인지 만년 3위였던 이 농구회는 올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82년 창단후 지방 어머니농구회중 유일하게 한해도 빠지지 않고 전국대회에 참가해왔다. 농구연습은 한시간 반정도씩 주 2회. 대구지역에서 유일하게 여자농구팀이 있는 효성여고에서 후배들의 연습 파트너로 뛰기도 한다. 연습직후에는 녹초가 되지만 뛰고나면 삶의 활력이 절로 솟는다고. 국가대표선수 출신 회원 이영애씨(42)는 『주부들이 공에 대한 감각은 살아있으나 체력이 달린다. 연습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마디. 나이나 건강때문에 뛰지 못하는 회원들은 다른 회원의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농구회를 돕는다. 몸을 부딪히고 땀을 흘리면서 정을 쌓기 때문인지 회원들간의 우애가 유난히 돈독하다고. 소명희씨(36)는 『프로 농구붐이 일면서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농구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며 흐뭇해했다.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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