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세태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술집에서 접대부로 일하는 여고생(女高生)들이 늘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보도다. 본보의 현장취재는 서울 신촌 화양 돈암 신림동 등지의 단란주점 대부분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여고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어느 학교의 경우 한 학급 학생 50명 가운데 10여명이 접대부로 일하고 있다고 전한다. 곱게 자라야 할 나이의 여학생들이 어떻게 술집 나가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게 되었는지, 딸같고 여동생같은 아이들을 술자리로 끌어들이는 어른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들인지 한탄이 절로 난다.
쉽게 버는 돈은 인성(人性)을 황폐화 시킨다. 한번 돈맛을 들이고 쉽게 사는 법에 익숙해지면 다시는 어렵게 노력하며 성실하게 사는 자세로 돌아오기 어려운 것이 정신세계의 관성이다. 하물며 인생을 배우는 과정의 어린 아이들에게라면 탈선의 경험이나 쉽게 얻는 돈맛, 향락의 달콤함 등은 바로 독약이다.
그런데 그것도 앞으로 아기를 낳아 키우게 될 여고생, 심지어는 여중생들 사이에서마저 술집 접대부로 나가는 게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면 극히 일부 현상이라 할지라도 보통일이 아니다. 세상이 온통 부도덕하고 어른들이 삶의 정도(正道)를 수범(垂範)해 보이지 못한 탓일 것이지만 우선 당장 대책이 시급하다.
그러나 정작 미성년자의 술집출입 등을 단속해야 할 경찰마저 한통속이 되어 여고생들의 접대부고용을 눈감아 주고 있다니 한심하다. 심지어는 담당경찰들이 오히려 여고생 접대부의 술시중을 받아가며 향응을 받는 경우마저 있다는 증언이다. 현행 미성년자보호법은 손님으로라도 미성년자를 받은 술집이나 유흥업소는 처벌토록 하고 있다. 하물며 여고생을 접대부로 고용하다니 안될 말이다. 철저한 단속과 준엄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