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하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적십자사에서 서울 지하철2호선 왕십리역과 사당역에 헌혈의 집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 부족한 혈장(血漿)헌혈을 많이 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최근 지하철역에 처음으로 「헌혈의 집」을 연 서울 동부적십자혈액원 朴炳大(박병대)원장. 박원장은 『현재 수술용 혈액은 자급자족이 되나 혈우병환자 치료용 등 의약용 혈장은 연간 30만ℓ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혈장은 피에서 혈구를 제외한 액체성분. 이 혈장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은 에이즈나 치명적인 질병이 확산되는 기회가 될 수 있어 「불안」하기도 하거니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앞장서 각국이 필요한 혈액을 자급자족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 헌혈희망자의 반수가 철분이나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헌혈을 못했습니다. 혈장헌혈은 피에서 혈장만 채취하고 나머지 혈구는 도로 넣어주기 때문에 여성들도 무리없이 혈장헌혈을 할 수 있습니다』
각 혈액원에서는 부족한 피를 확보하기 위해 가두 헌혈버스와 옥외 헌혈의 집을 운용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헌혈버스가 교통흐름을 막는다」는 눈총을 받고 있고 헌혈의 집은 부근 상인들로부터 『손님이 피해다녀 장사가 안된다』는 원성이 높다는 것.
『이젠 헌혈에 대한 의식도 선진국답게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진국들은 인구비례로 연간 8∼12%의 헌혈량을 기록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4.8%에 불과합니다. 운전면허 취득 기념 헌혈이나 성인식 기념 헌혈 등 젊은이들이 헌혈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