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를 「생각보다 예쁜 배우」와 「생각보다 덜 예쁜 배우」로 나눌 수 있다면 신은경(24)은 전자에 속했다. 「X세대 이미지」를 대표하는 연기자였던 그는 얼마전 「음주 뺑소니 전과자」라는 꼬리표를 새로 달았다.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임권택 감독의 새 영화 「娼―노는 계집 창」에 출연한단다.
「뻔뻔한」 모습을 기대했던 기자는 「생각보다 예쁜」 얼굴에 그만 동정부터 이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외양이지만 아름다움 앞에서는 함부로 침을 뱉지 못하는 법이다. 그래서 세상은 불공평하다!
게다가 신은경은 MBC 드라마 「종합병원」 시절 도도하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동안 제 마음은 거품으로 가득차 있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7개월이란 공백이 자신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물론 그 계기가 된 것은 「사고」입니다. 이제 연기자로서 제 인생은 또 달라질 것입니다』
아역부터 12년째 연기생활을 했지만 그는 단 한번도 몇개월을 내리 쉬어본 적이 없다. 한창 「잘 나갈때」 뿌리까지 뽑아 쓰려는 한국 연예계의 생리상, 스타를 아껴 키워서 쓰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고 「덕분에」 방송출연도 중단한 신은경은 영화 「창」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제2의 연기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를 디자인할 사람은 임권택 감독. 처음하는 창녀 역할이지만 임감독이라면 적어도 단순히 「벗기기 위한」 영화는 만들지 않을 것이므로 안심이다. 사창가를 주무대로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30년 여인의 세월을 보여줄 예정이다.
『진지하게 열심히 연기하는 것으로 속죄하겠다』는 것이 신은경의 변이다.
〈신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