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금종려상 수상 日 이마무라 감독

  • 입력 1997년 6월 6일 09시 43분


할리우드 영화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 영화계에 오랜만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지난달 1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올해 칸 영화제에서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70)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우나기(뱀장어)」라는 영화가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는 일본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두번째 받았다. 이마무라 감독은 최근 일부 주일(駐日) 한국특파원 등 외신기자들과 만나 수상 소감과 자신의 작품세계에 관해 털어놓았다. 그는 83년에 이어 두번째로 칸 그랑프리를 받은 데 대해 『시사회때 좋은 반응을 얻긴 했지만 그동안 이 영화제의 수상작이 주로 스케일이 큰 작품 위주로 결정됐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와세다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58년부터 영화계에 뛰어든 그는 시골 여성들의 삶, 특히 그들의 성(性)풍속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도쿄(東京)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어린 시절에 교사가 한명뿐인 시골의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자연스럽게 시골에 사는 여성들의 삶에 관심이 끌리더군요』 시골에 대한 동경과 콤플렉스가 얽히면서 그는 감독생활을 시작한 뒤 간토(關東)지방 북부와 도호쿠(東北)지방의 농촌을 주무대로 하는 작품에 전념해왔다. 수상작 「우나기」는 바람기 있는 아내를 살해한 뒤 8년간의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어항의 뱀장어만 「친구」로 여기던 그가 한 헌신적인 젊은 여성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는 내용. 그는 기자회견 말미에 자신이 설립한 일본영화학교에서 후진을 육성하고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명작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경〓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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