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스부르크]합스부르크 500년 체취 『물씬』

  • 입력 1997년 6월 12일 07시 58분


인스브루크 구도시에 들어서면 5백여년간 존속하며 유럽의 왕가를 결혼정책으로 종횡무진 누볐던 합스부르크왕가(1363∼1918년)의 화려한 유산을 만난다. 아름다운 마리아 테레지아거리. 남북으로 뻗은 유서 깊은 곳이다. 우선 남쪽 끝에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둘째아들 결혼식때 건립(1765년)한 개선문이, 길 한 중간에는 스페인왕위계승 전쟁때 바이에른의 침입을 막아 낸 것을 기념해 세운 안나상(1706년)이 있다. 그 꼭대기에는 별장식 왕관을 쓴 성모마리아상이 있다. 안나상을 넣고 인스브루크를 북쪽의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거대한 노르트케테산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인스브루크의 기념사진이다. 마리아 테레지아거리의 남쪽 끝은 15세기 거리로 이어진다. 1768년 레오폴드 모차르트가 아들 아마데우스와 함께 식사를 했다는 바인하우스를 지나면 광장을 만난다. 그 정면에 인스브루크의 상징인 「황금지붕」이 보인다. 막시밀리안1세가 궁정별관으로 지은 건물의 고딕식 베란다(1496년)로 돌출부의 지붕에 2천6백57장의 금박 입힌 동판이 기와처럼 올려져 있다. 그 왼쪽에는 화려한 바로크양식의 헬블링하우스,그 뒤로는 성야곱대성당과 마리아 테레지아여왕이 개축한 화려하고 거대한 왕궁(현재는 박물관)이 있다. 바인하우스 근방에서는 1400년대에 지은 오리지널 건물과 그때 그 모습의 상점들이 지금도 영업중인 골목을 만난다. 이 오래된 건물들은 젬멜기법(모래와 석회 자갈을 배합한 일종의 콘크리트)으로 벽두께를 1m 넘게 단단하게 지어 아직도 건재하다. 그 두꺼운 벽으로 한여름에도 실내가 시원해 인스브루크는 도둑 바다 에어컨이 필요 없는 「3무」의 도시로 불린다. 막시밀리언1세의 빈 무덤이 있는 왕궁 옆의 궁정성당(1563년)에도 꼭 들러 보자. 실내의 무덤 주변에는 당시 왕의 조상과 친인척이 28개의 검은 청동상으로 제작돼 있다. 가톨릭성당은 매주 일요일 미사를 갖는다. 64년과 76년 두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인스브루크인만큼 올림픽공원과 동계올림픽 개회식장인 스키점프대도 빼놓을 수 없다. 인스브루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의 점프장 스타디움은 95년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야외공연이 펼쳐졌던 곳. 성화대 아래 메달리스트 명판에서 64년 스피드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인 북한의 한필화선수 이름도 찾아 보자. 〈인스브루크〓조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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