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최향남 『LG의 향기』…해태 이적뒤 변신

  • 입력 1997년 6월 12일 20시 14분


지난 11일 광주구장. 3루쪽 LG 벤치에서는 「탄성」이 그치지 않은 반면 1루쪽 해태 덕아웃에서는 「한숨」만 새어 나왔다. 양팀의 희비는 LG 투수 최향남때문. 해태는 흙속에 묻힌 진주를 알아보지 못했던 「어두운 눈」을 탓했고 LG는 거저 줍다시피한 「보물」 때문에 내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날 최향남의 투구내용은 인상적이었다. 7이닝 동안 5안타 2실점. 특히 시속 1백40㎞대의 빠른 직구, 1백10㎞대의 느린 커브, 1백30㎞대의 포크볼을 적절히 섞는 두뇌피칭으로 연속안타 없이 삼진 5개를 솎아낸 것은 칭찬받을 만했다. 그는 이날 등판과 함께 올시즌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승률(1.000)1위, 방어율(1.78)2위, 다승(4승)공동 10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최향남은 목포출신. 목포영흥고를 졸업한 90년 해태에 입단, 7년동안 광주에서 야구를 했던 그는 지난해 11월 서울행 열차를 탔다. 같이 해태에 몸담고 있던 동봉철 송유석과 함께 LG의 최훈재 조현과 3대2로 트레이드된 것. 그가 친정팀을 상대로 첫 선발등판한 이날 멋진 투구를 하자 LG 천보성감독은 『어디서 저런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지』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반면 해태 김응룡감독은 경기에서 이겼음에도 아까운 투수 한명을 내준 자책감에 내내 얼굴이 밝지 못했다. 최향남은 팔과 손가락이 유난히 긴 투수. 따라서 바깥쪽으로 꽂히는 빠른 공은 타자에게 훨씬 멀어보여 안타를 덜 맞는다. 이와 함께 각도가 큰 커브의 위력도 대단해 컨디션 조절이 잘 안 돼 기복이 심한 결점만 보완하면 최고의 투수로 클 수 있다는 게 야구인들의 평가다. 〈광주〓홍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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