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운동 거듭나라

  • 입력 1997년 6월 12일 20시 14분


한총련 핵심세력이 대학을 졸업했거나 제적당한 직업운동꾼들임이 드러났다. 이들 핵심은 金正日(김정일)이 올 신년사에서 선언한 「조국통일 3대 헌장」을 통일운동의 지침으로 제시하고 올들어서만 북한측과 19차례나 팩시밀리 교신을 했다. 한총련이 학생운동단체가 아니라 북한의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 노선을 따르는 체제전복세력임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지금 전국 대학가에서는 이러한 한총련의 친북노선과 폭력주의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80년대 학생운동의 주역들까지 대학가를 찾아 한총련의 맹목적 투쟁노선을 비판하며 학생운동이 대중성과 도덕성에 기초를 둔 순수 사회비판운동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만약 李石(이석)씨 치사사건에 이어 전남대에서 발생한 李鍾權(이종권)씨 변사사건까지 한총련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한총련은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는 집단으로 재확인될 것이다. 학생운동은 기성사회의 부조리를 때묻지 않은 맑은 이상으로 고발하고 이를 온몸으로 껴안고 고민할 때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의 학생운동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오염된 교조주의와 폭력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학생운동의 넘치는 정열은 젊음의 순수한 광채일 뿐 비타협적 폭력의 원천이 돼서는 안된다. 학생운동은 무엇보다 지적 엄정성과 균형잡힌 사고에서 출발하고 열린 자세로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는 성실성을 보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한총련은 이러한 학생운동 본연의 궤도를 벗어나 학생운동 전체를 모독했다. 이제 학생운동을 가장한 이러한 극좌폭력운동은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 동시에 학생운동은 폭력의 오염에서 벗어나 본연의 순수성을 되찾는 뼈를 깎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우리는 그것이 타율이 아니라 자율에 의해서 성취되기를 바란다. 그때 학생운동은 잃어버린 대중의 신뢰를 새롭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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