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서점에 들렀다가 평소 내가 좋아하던 한 외국 작가의 새로운 작품집이 눈에 띄기에 한권 사왔다. 그 작가의 작품들은 거의 읽어봤던 터라 새로 나온 신간이려니 생각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산 것이다.
집에 와서 책을 대충 훑어보는데 목차 내용들이 어쩐지 낯익었다. 그래서 2년전에 산 그 작가의 다른 작품집을 꺼내 비교해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표지 제목으로 올려놓은 작품만 다를 뿐 그 나머지 열 몇편의 작품들은 모두 똑같은 것들이 아닌가. 출판사도 똑같은 곳이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다시 서점에 찾아가 얘기하고 다른 책으로 바꾸기는 했지만 속았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아 몹시 불쾌했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집들에서도 이런 경우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이미 여기저기 발표했던 작품들에 한두 작품만 새롭게 써서 신간인양 발간한 책들이 많다. 그래서 한 작가의 작품이 대여섯 군데씩 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앞으로 작가나 출판사들은 이런 비양심적인 행위를 지양,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말았으면 한다.
이선애(서울 송파구 풍납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