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상윤/시골인심 악용 사기 건축업자 경계해야

  • 입력 1997년 7월 5일 07시 26분


요즘 한창 개발 붐을 타고 있는 경기도 용인의 고향에 나이 드신 부모님이 사신다. 버스도 다니지 않던 외진 마을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우리 집은 마을 앞 저수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좋은 곳이어서 벌써 도시의 돈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전원주택을 서너 채 지어 놓았다. 작년 여름 우리 집 위쪽에 전원주택을 지을 때의 일이다. 건축 현장소장이라는 사람의 부탁으로 어머니가 인부들의 밥을 해 주기 시작했다. 주말에 내려가면 그 더위에 칠순이 가까운 어머니가 밥을 짓느라 땀을 흘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일을 그만 두시라고 했지만 용돈이라도 좀 벌어보겠다는 고집에 꺾여 나도 일손을 거들곤 했었다. 소장은 우리 집에서 전기도 끌어다 작업에 이용했는데 나중에 전기료까지 포함해 밥값을 지불하겠다고 했단다. 그러나 집이 거의 완성되고 마무리만 남았을 때 그 소장이란 사람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마무리 공사도 집주인이 와서 하고 있었다. 집 주인이 일러 준 연락처로 전화해 보았지만 통화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받을 돈은 1백여만원 정도로 시골에서는 큰 액수다. 마을에는 어머니처럼 밥을 해 주고 돈을 못받은 사람이 또 있다고 한다. 시골의 순박한 인심을 악용하는 이런 악덕 건축업자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이상윤(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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