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에 「힝기스 시대」가 열렸다. 17세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호주오픈에 이어 윔블던마저 제패, 올시즌 2개의 그랜드슬램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연소 세계1위인 힝기스는 5일 영국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벌어진 여자단식 결승에서 4년만에 결승에 오른 3번시드의 야나 노보트나(체코)에 2대1(2―6, 6―3, 6―3)로 역전승했다.
힝기스는 이로써 1887년 대회의 샤롯 도드 이후 1백10년만에 윔블던 여자단식 패권을 차지한 최연소 선수가 됐다.
힝기스는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이바 마욜리(크로아티아)에 져 연승행진을 멈췄지만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포함해 7개의 WTA토너먼트대회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올 총상금액이 2백만달러를 돌파, 지난해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세운 시즌 최다상금 2백66만5천7백달러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
1m68, 54㎏에 나브라틸로바나 그라프처럼 근육질의 파워도 없는 곱상한 몸매인데도 한 템포 빠르게 치는 위력적인 포어핸드스트로크와 허를 찌르는 드롭샷, 나이에 걸맞지 않은 노련한 경기운영이 그를 정상에 세웠다.
힝기스는 지난 4월 승마 도중 떨어져 무릎수술을 받는 바람에 연습량이 부족했다. 때문에 그의 윔블던 우승은 더욱 값지다.
종전 여자테니스를 양분해오던 그라프와 모니카 셀레스(미국)가 무릎수술과 컨디션 난조로 힝기스의 기세를 막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힝기스는 이제 독주체제에 들어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