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못걷는 세금이 5조원이나…

  • 입력 1997년 7월 27일 20시 38분


올 세수결함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불황속에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로 못받는 세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올 세수부족액이 무려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세수결함은 당초 예상했던 2조원보다 3조원가량이나 많은 것이다. 절대로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될 사태다. 올 세수결함은 무엇보다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침체 때문이다. 소득세 법인세 특소세와 주세 증권거래세 등 경기에 민감한 세금이 작년보다 적게 걷히고 있는 것이 그것을 말해준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진로와 진로쿠어스맥주의 주세납부를 4월부터 계속 연장해 주고 있으며 기아그룹 하청업체 세금도 지난 16일 납기연장에 들어가 제때 못받거나 포기해야 할 세금은 더욱 늘어날지도 모른다. 정부는 세수결함으로 재정운용에 비상이 걸리자 과세강화, 예산절감, 세계(歲計)잉여금 활용, 공기업 매각, 국채발행, 각종 연금 기금 전용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급박하다해도 정책선택은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채발행과 공기업의 정부소유주식 매각은 적자재정과 증시여건 때문에 곤란하다. 연금 기금의 전용은 그러잖아도 기금의 방만한 운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바람직한 것은 세수 결손에 맞추어 재정 집행규모를 더욱 줄이는 일이다. 정부는 이미 2조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지만 세수결함이 예상보다 커진 만큼 그에 맞춘 균형예산을 다시 짜야 한다. 과세강화는 필수적이나 납세자의 권익침해나 기업의 경제활동 의욕을 꺾는 무리가 뒤따라서는 안된다. 우선 탈세와 세금체납을 찾아내 제대로 세금을 걷고 비생산적 사치성 업종에 대한 과세를 크게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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