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국계 현지법인 은행들이 부실대출과 과잉투자로 지난 92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총2백94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반면 뉴욕지역 교민사회에서 자생적으로 태어난 브로드웨이내셔널뱅크와 팬아시아은행 등 2개 교포은행들은 같은 기간 2백65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미 연방 예금보험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계 은행들이 작년 한 해 동안 떠안은 부실대출은 총 1천66만달러.
이자회수가 90일 이상 지연되고 있는 체납대출도 5백55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또 은행이 수금을 포기한 결손처리분이 전체 대출의 3.17%에 달했다.
그러나 자본금 규모면에서 이들 대형은행 현지법인들의 20% 수준에 불과한 2개 교포은행들은 부실대출규모가 12분의1 수준인 89만달러에 그쳤고 체납대출은 겨우 4만5천달러에 불과했으며 결손처리 비율은 총대출의 0.19%에 불과했다.
현지법인 은행들의 경영이 이처럼 어렵게 된 것은 서울 본점의 지시로 청탁성 정책대출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교민사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부실대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 특히 컴퓨터설비 등에 과잉투자를 한 경우도 많아 심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반대로 교포은행들은 교민사회를 잘 파악하고 있어 대출시 신용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컴퓨터를 임대하는 방법 등으로 투자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지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더욱 경영여건이 나빠져 연말까지는 작년의 2배 가까운 2천만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