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연습을 안하면 내가 알고 이틀을 쉬면 캐디가 알고 사흘을 쉬면 갤러리가 안다」.
지난 25일 85회 생일을 3주 앞두고 생을 마친 전설적인 골퍼 벤 호건(미국)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평생 「완벽한 골프」를 추구했던 그의 타계소식에 전세계 골프계는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골프황제」잭 니클로스(미국)는 『호건과 함께 2개 라운드를 플레이한 지난 60년 US오픈이 가장 감명깊었다』며 「큰 별」이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 했다. 9세때 아버지의 권총자살 충격을 딛고 골프장 캐디로 골프와 인연을 맺은 그가 미국PGA투어에서 거둔 성적은 무려 63승.
1백30여년 공식대회 사상 4대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 4명의 골프 명인중 한 사람인 호건의 화려한 성적중 가장 극적인 승리는 지난 50년 US오픈.
16개월전 자신이 몰던 승용차가 버스와 정면충돌하는 바람에 두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호건은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재기한 그는 연장승부끝에 두번째 US오픈 우승컵을 거머쥔 것.
호건은 비록 알츠하이머병과 결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무표정한 그의 「스톤페이스」는 올드팬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