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교육방송,위성과외위한 「광고방송」안될말

  • 입력 1997년 7월 27일 20시 38분


▼TV를 시청할 때 가장 짜증나는 것이 광고방송이다. 특히 토요일 밤 모처럼 느긋하게 영화프로그램이라도 보려고 TV앞에 앉으면 시작에 앞서 광고방송만 10여분씩 이어지는 바람에 기분이 상하기 일쑤다. 상업TV는 광고없이 존재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수입증대를 위해 광고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방송사의 지나친 상업주의에 반감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다 ▼이에 비해 광고방송이 없는 KBS 1TV나 교육방송은 훨씬 편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어 좋다. 시청료를 따로 받는 KBS의 경우 광고방송을 일절 하지 말아야 된다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2개 채널 가운데 하나라도 광고를 없앤 것은 그나마 시민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이 이뤄낸 결과다. 수험생들이나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시청하는 교육방송은 얼마전 교재채택을 둘러싸고 비리가 적발돼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예산 부족 등 힘든 여건에서도 수준높은 프로그램을 많이 내놓아 시청자들이 호감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교육방송이 내달 1일부터 광고방송을 시작한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선진외국에서는 교육방송은 곧 「광고없는 방송」을 의미한다. 사회교육 시민교육 등 공익을 위해 방영하는 특수한 목적의 방송이므로 광고가 끼여들면 안된다는 것이다. 시청자들로서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수학이나 영어강의를 듣다가 갑자기 광고가 나오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교육효과가 반감된다 ▼교육방송측은 이달말 시작될 위성과외의 재원확보를 위해 광고방송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수긍하기 어렵다. 아직 사회적 영향이나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위성과외를 위해 교육방송을 희생하겠다는 논리는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제대로 된 교육방송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정부당국의 과감한 재정지원이 요구되며 방송국측도 교육효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제작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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