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농촌구조개선사업에 대한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으며 실제로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문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도 사전에 계획이 충분치 못했다는 점이다. 투자에 대한 성과를 한꺼번에 빨리 얻어내려다 보니 사업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이나 이를 받아들이는 농민 모두 대안없이 지시에만 따랐고 그 결과 지역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부족하나마 이제 겨우 활기를 되찾고 귀농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인데 효율성을 따지며 경제논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투자를 꺼린다면 우리의 농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장마철이면 배수로의 물이 넘쳐 농경지가 침수되고 농로가 좁아 트랙터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란 불가능하다. 농촌의 기반시설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농업은 이제 첨단과학기술의 종합산업이다. 지금의 농민은 밭갈아 씨뿌리고 때맞춰 수확하는 농민이 아니다. 첨단기술을 투입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야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자동화된 거대한 온실의 제어장치 조작은 물론 각종 농기계를 작동하고 컴퓨터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의 정보를 내것으로 만들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농업을 경영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전문인력이 없다면 첨단시설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체계화된 농촌사업이 요구된다. 공산품과는 달리 한가지 작물을 재배하는데 수년 심지어 일평생이 소요된다. 일시에 변경하고 새로운 상품을 생산할 수 없는게 농업이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는 투자에 대한 효율성을 따지고 성과가 빨리 나타나는 사업에 투자비중을 두기에 효율이 낮고 경제인구가 비교적 적은 농촌사업에는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재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된 농촌지도소를 중앙정부로 다시 환원해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실정에 맞는 농촌사업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현대화된 첨단 농업관련 장비를 갖춰나가며 농민들에게 첨단기술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산업인 농업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농촌의 부활없이 국가의 부활은 없기 때문이다.
농업이 투자에 대한 경제성이 없는 사업, 국세를 탕진하고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업이란 오명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김정윤(밀양시 농촌지도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