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에서는 한국 브로커와 조선족 브로커들이 손을 잡고 벌이는 조선족초청 사기사건이 큰 사회문제가 되어 있습니다. 사기극에 걸린 사람들은 주로 순진하고 소박한 농민들입니다.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이혼을 당하는 등 패가망신하고 자살하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동포 언론인 6명과 함께 지난 28일 서울을 방문한 연변일보사 姜龍雲(강용운·56)사장은 30일 조선족 사기피해의 심각성을 이렇게 전했다.
『출입국 관리의 허점을 노린 이런 사기는 연변에 국한되지 않고 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 등 중국내 조선족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발생, 피해가정이 수만가구는 될 것입니다』
연변일보는 지난 48년 창간된 중국공산당 연변자치주위원회의 당 기관지. 「연변의 인민일보」격으로 현재 한글과 중국어로 된 신문 2종을 5만부 가량씩 발행하고 있다. 강사장은 연변 조선족자치주정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다 지난 92년 11월 사장에 취임했다.
중국공산당 간부인 그는 그러나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여러 얘기가 들어 오지만 중국이나 당의 입장을 대변할 수 밖에 없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연변일보는 황장엽씨 망명사건도 중국 외무부 발표나 신화통신을 인용하는 선에서 보도했다.
『사기사건에 말려 평생 벌어도 갚지 못할 정도의 빚을 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후예인데도 한국정부가 알아주지 않는다는 불만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도록 한국에서 일정기간 일하게 하는 특혜가 주어지길 기대합니다. 연변에서는 이미 피해조사가 진행중입니다』
〈양영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