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서울 용강동 「진미집 생태찌개」

  • 입력 1997년 8월 2일 07시 28분


『여름철 더위로 지치고 나른할 때 생태찌개를 땀을 뻘뻘 흘리며 먹고 나면 생기도 되찾고 입맛도 살아납니다』 시인 김종해씨(문학세계사 사장)의 단골집은 서울 용강동 먹자골목에 있는 생태찌개 전문집인 진미집. 낚시로 잡아 올린 생태만을 취급한다는 이 집의 생태찌개는 담백한 맛과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다른 집의 것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부산 출신이어서 생선에 대해서는 식견이 있는데다 음식 고르는 데 있어서도 까다로운 편. 그러나 이 집에 문인들과 한번 찾아왔다가 생태찌개 맛에 반해 4년째 단골로 다니고 있다. 『이 집 생태는 싱싱해서 애 곤 알 등 내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내장을 넣고 끓이면 우러나오는 구수한 국물맛이 일품이지요』 그는 생태의 살도 살이지만 내장이 찌개의 맛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생태는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성어기. 그렇지만 중복이 지나면서 알이 들어차기 시작해 더위가 한창인 요즘도 생태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낚시태는 그물로 건져 올린 그물태와는 달리 한마리 한마리 낚시로 잡으므로 신선도가 유지돼 비늘에 윤기가 돌고 살에도 결이 살아 있다. 당연히 그물태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강원 속초 출신의 주인 송충옥씨가 매일 새벽 노량진수산시장에 나가 속초나 거진에서 갓 올라온 낚시태만을 사온다. 송씨는 『그물태로는 어렸을 때 먹던 생태찌개의 맛을 낼 수 없다』며 『싱싱한 생태의 내장안에 있는 기름기가 국물에 잘 우러나도록 한참 끓이는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생태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풀고 무 콩나물 두부 호박 파 양파를 넣고 뭉근한 불에서 끓여낸다. 생태찌개 1인분이 1만원으로 비싼 편. 겨울철에는 생태 시세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안주거리로는 홍어회가 한접시에 3만원, 두부김치 6천원, 삶은 오징어 1만원.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휴무. 〈김진경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