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천재」 이종범(해태)과 「리틀 라이언」 이승엽(삼성)이 「생애 첫 홈런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이종범(20개)이 이승엽을 4개차로 제치고 멀찌감치 달아났다. 그러나 그동안 이종범의 홈런소식이 뜸했던 반면 이승엽은 지난 2일 부산 롯데전에서 20호를 뿜어 1개 차.
고졸 3년생 이승엽의 초반 기세는 놀라웠다. 지난 겨울 입은 허리부상에도 불구하고 5월 한달 동안 타율 0.427, 홈런 9개를 몰아치며 타격 5개 부문을 독식했다.
그러나 6월 들어 홈런 3개에 그치며 갑자기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원인은 어깨가 먼저 열리며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 계속되는 장맛비도 그의 타격감각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면서 이승엽의 타격도 살아났다. 지난달 26일 21일간 침묵하던 홈런포를 다시 가동, 최근 7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이승엽의 맹추격에 이종범은 입이 바싹바싹 탄다. 이승엽이 주춤하던 6월, 홈런 7개로 저만치 앞서가던 이종범은 7월 무더위 속에선 홈런이 4개에 불과했다.
이종범의 고민은 체력. 수비 부담이 엄청난 유격수와 「공격 첨병」인 톱타자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이승엽에 비해 큰 것. 또 「다람쥐」 정수근(OB)이 도루에서 추격해와 이종범은 도루와 홈런 양 부문에서 협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종범의 강점은 꾸준한 페이스. 올시즌 개막후 어느 한 달도 3할대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의 꾸준한 방망이로 그는 첫 홈런왕 등극을 자신하고 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