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업계 첫 여성물류센터장 LG전자 강윤희씨

  • 입력 1997년 8월 4일 10시 10분


『해녀로 이어져 내려오는 「제주 비바리」정신이 남자도 힘든 물류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힘이 된 것 같아요』 25세의 젊은 나이로 혼자서 LG전자 제주지역 물류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康潤熙(강윤희)씨. 국내 전자업계 최초의 여성물류센터장이자 월 20억원어치 제품을 책임지고 있는 「제주 비바리」다. 강씨의 업무는 공장에서 출고된 제품을 입고해서 보관, 제주도내 50여개 대리점에 가전제품을 배송하는 일. 물류관리업무는 혼자서 담당하며 배송업무는 운송협력사에 용역을 주고 있다. 그가 이 일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근 구축된 물류지원정보시스템 덕분. 마우스버튼만 누르면 재고 입고현황이 금방 파악되고 신규물량도 자동적으로 업데이트된다. 가장 힘든 것은 대리점과 재고제품의 보관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 가전대리점측은 『재고물량을 보관해둘 공간이 부족하니 물류창고에 보관해달라』고 요구하지만 「물류업무규칙」을 중시하는 강씨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 배송을 맡은 우락부락한 남자직원들을 다루는 것도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강씨는 『이들을 설득해 업무를 원활하게 해나가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3개월 정도 하니까 이제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물류센터를 맡은지 3개월 동안의 강씨 성적표는 좋은 편이다. 창원과 제주도간 물품을 운반하는 운반선사의 시설과 가격조건을 직접 면밀히 검토, 10피트 컨테이너 1대에 3만원씩을 절감해 연간 8천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계약조건을 점검하기 위해 작업복차림으로 직접 부산과 제주항까지 가서 선사의 시설과 가격조건을 눈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선사간의 공개경쟁을 통해 최선의 가격조건을 유도, 비용을 절감해가고 있다. 강씨는 『신속한 제품의 공급과 효율적인 재고물량 관리만큼 소비재판매에 중요한 것은 없다』며 물류센터장의 역할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2천평 규모의 제주물류센터. 그러나 넓은 들판을 뛰어다니는 제주의 조랑말처럼 당찬 그녀에게 이곳은 좁기만하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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