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의 눈]삼성 2군 대활약 2위 원동력

  • 입력 1997년 8월 4일 22시 26분


지난달 31일 닷새만에 2위자리에 복귀, 선두 해태를 위협하고 있는 삼성 상승세의 밑거름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여러 갈래다. 우선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명문구단으로서의 저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을 수 있다. 또 부정시비까지 빚은 도깨비방망이의 위력이 삼성의 도약을 불러일으킨 원동력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시즌 삼성 상승세의 주원인은 내로라하는 톱스타가 아닌 숨어있던 진주들의 대활약이다. 지난 3일 올 시즌 신인 첫 완봉승의 감격을 누린 정성훈. 2위자리를 되찾던 날 솔로홈런을 포함, 4타수3안타2타점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한 최익성. 어느새 타격 10걸안에 이름을 올린 신동주. 필요할 때마다 한방씩 어김없이 터뜨려주는 김태균.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2군출신이라는 것. 2군에서 갖은 설움을 당한 뒤 비로소 1군의 단맛을 맛보며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한 선수들이다. 프로야구에서는 1군 선수들만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이 있다. 2군 조직이 없이는 1군이 있을 수 없으며 2군의 텃밭이 싱싱하고 풍성해야 1군에서 알차게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2군에서 충분한 실전감각을 쌓고 경험많은 코치들로부터 단점을 하나 둘씩 고쳐나갈 때 1군에서 클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되는 것이다. 2년 동안의 참담한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치면서 덜 다듬어진 투구폼을 고쳐 당당한 메이저리거로 탈바꿈한 박찬호의 경우를 생각하면 이같은 지적은 더욱 맞아떨어진다. 하일성(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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