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성남-분당 「화합의 종」세운다

  • 입력 1997년 8월 7일 07시 38분


국내 최대규모인 분당신도시를 아우르는 경기 성남시는 분당신도시와 묘한 갈등이 있다. 일산신도시 역시 고양시와 관계가 원만치 않은 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성남시의 한 시민단체가 구시가지(성남시)와 신시가지(분당신도시) 주민간 단합을 도모하는 「성남시민 화합의 종」 건립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성남시 한산문화연구소(소장 이용상)는 내년 7월1일 성남시민의 날에 타종한다는 목표로 신구시가지 중간지점인 중원구 여수동에 대형 청동종을 세울 계획이다. 청동 18.75t이 투입되는 화합의 종은 높이 3.5m 직경 2.5m규모로 서울 보신각종과 비슷한 크기이며 성남을 상징하는 까치 철쭉 등이 몸체에 새겨진다. 연구소측은 5억원의 제작비 마련을 위해 시민성금을 모금키로 했다. 지난 60년대말 서울시내 무허가주택 철거민을 대거 수용해 급히 조성된 광주대단지에서 출발한 수정구 중원구 등의 성남 구시가지와 잘 짜인 도시계획 속에 지난 91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분당신도시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신구시가지간 이질감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최근 「성남 신구시가지 주민간 갈등」이라는 주제의 한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분당주민의 86.3%는 『성남시가 광역시로 승격되지 않는다면 분당이 독립시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주민들은 독립시를 지지하는 이유로 △세금에서 손해보기 때문(36.5%) △개발 당시 정부가 약속했기 때문(30.9%) △분당이 1개 구라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서(15%) △성남시 명칭이 싫어서(14.2%) 등을 들었다. 성남시 인구 93만명 중 분당신도시 인구가 40만명에 육박해 그대로 두면 분당주민들의 「독립시」 열망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큰 편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화합의 종 건립이 구신시가지 시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뭉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0342―49―3725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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