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의 덴엔조후(田園調布)고등학교는 올해로 4년째 베를린 모스크바 카이로 빈 자카르타 등 외국도시에 교환학생을 보내 2주일간 외국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학생회장인 다카하시(高橋·18·여)는 올해초 급우 6명과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다녀왔다. 다카하시는 『인도네시아를 막연히 후진국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떠나기 직전까지도 미국 등 선진국으로 가는 친구를 부러워했지만 막상 가보니 그들에게 배울 점이 많았고 전통문화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외교관이 꿈인 다카하시는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영어를 매우 잘하는데 깜짝 놀랐다』면서 『나중에 외교관이 돼 그들과 대화하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근 교내 영어서클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다카하시는 또 『경제적으로 다소 뒤떨어진 나라라 하더라도 그 나라 문화나 국민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문화 역사 등을 알기도 전에 멀리하는 것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제법 어른스럽게 강조했다.
다카하시는 인도네시아에 다녀온 뒤 외국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학교에 한 명뿐인 브라질 학생 모아라티 마르코스(16)와 더욱 친해졌다. 그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주고 가끔씩 서로 집으로 초대할 정도가 됐다.
지난 4월에는 자카르타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 등 인도네시아 고교생 6명이 교환학생으로 다카하시의 학교를 방문, 수업과 클럽활동 관광 등을 함께 해 우의를 더욱 다졌다.
요시다 히데오(吉田秀男)교장은 『학생들에게 국제화 마인드를 갖게 하고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케 하려는 것이 교환학생제도의 목적』이라며 『다녀온 학생들이 외국과 외국인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져 이 제도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경〓윤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