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을 싸게 짓고 싶은 사람들이 새겨둘만한 부동산업계 상식이 있다. 「거리만 생각하지 말고 세월에 투자하라」.
서울이나 대도시에 가깝지 않고 교통여건이 썩 좋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도로 등이 개설되는 지역, 즉 개발 잠재성이 높은 곳을 찾으라는 의미다.
특히 수도권의 전원주택지 땅값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요즘에는 이같은 상식을 염두에 둔 입지선택이 투자가치로도 성공적인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관건이 된다.
서울과 분당 등지에서 소규모 개인사업을 하던 김모씨(59)의 사례를 보자.
그는 신장염을 앓던 부인이 수술후 건강이 악화되자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공기 맑고 물 좋은 곳을 찾아 정착하기로 했다. 갖고 있던 돈은 1억원 남짓.
▼집 만들기〓95년1월 전문업체를 통해 강원 영월군 주천면 용석리에 있는 준농림지에 지목이 밭인 땅 2천2백평(대지 1백10평 포함)을 소개받았다.
충북 제천에서 영월로 가는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 송학농공단지 앞에서 좌회전해 4㎞ 정도 더 들어간 곳.
승용차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농로가 이곳과 연결된 유일한 통로였다. 게다가 일부구간은 포장도 안돼 있어 사도(私道)를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김씨는 땅이 정남향인데다 배산임수(背山臨水)형으로 전망이 좋아 평당 1만2천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땅값만 2천6백40만원.
김씨는 땅을 사고 남은 돈으로 대지지분에 건평 25평짜리 벽돌집을 두달만에 지었다. 건축비는 부대비용을 포함, 모두 4천만원이 들었다.
▼재테크〓정착 2년을 넘어선 지금 김씨는 전원 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편이다.
밭에 옥수수 들깨 고추 김장용배추 등을 심어 먹을거리를 삼고 남는 것은 가까운 제천장에 내다팔아 생계비를 장만한다.
내년부턴 번식력이 강한 염소를 키울 계획이다. 한마리에 10만원 정도인 새끼염소를 1년 정도 키우면 25만원에 팔 수 있다. 5백마리를 키운다면 사료비를 빼고 연간 3천만원 정도의 소득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무엇보다 김씨의 마음이 흡족해진 것은 준농림지 개발규제가 완화되면서 주위 땅의 이용가치가 급상승, 땅값이 평당 4만원으로 오른 것. 2년만에 6천만원 이상 재산이 늘어난 셈이다.
〈황재성기자〉
[전문가 조언]
김씨의 예를 보더라도 전원주택을 마련하는데 반드시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투자를 겸한 주말주택지를 마련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서울이나 도시에서 가까운 곳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서울서 조금 더 멀고 길이 안좋더라도 자동차만 들어갈 수 있다면 긴 안목에서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의 지름길이다.전원주택 예정지가 마을과 가까우면 지금은 진입로가 좁아도 조만간 길이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은 도로나 대중교통 노선이 없어 불편을 겪더라도 주변의 간선도로나 농로가 확장 또는 포장되거나 새로 도로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땅의 값어치는 현재 상황만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장현기(시골정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