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외국인 불법체류자 2만여명…대책마련 시급

  • 입력 1997년 9월 7일 09시 47분


대구경북지역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2만2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대구경실련 외국인근로자센터에 따르면 8월말 현재 관광 유학 등의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술집이나 단순노동인력으로 취업중인 대구경북지역 불법체류자는 2만2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그러나 법무부 대구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는 올들어 8월말까지 4백50명의 불법체류자를 단속해 출국조치했을 뿐이다. 불법체류자들은 신분상의 약점으로 기업주가 임금 지불을 미루거나 불합리한 근로조건을 강요하더라도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으며 또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병에 걸려도 치료받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처리한 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불법체류사실을 통보하기 때문에 신분상의 약점으로 스스로 보상을 포기하거나 기업주가 이런 점을 악용해 사고를 은폐하는 경우도 있다. 경북 성주시 선남면 모 자동차부품공장에서 일하던 파키스탄인 불법체류자 무하마드 타히르(27)는 지난 1월 작업 중 압축기에 손이 깔려 오른손 뼈가 으스러지고 왼손 손가락 일부가 잘리는 상처를 입었으나 회사측에서 치료비와 보상을 해주지 않아 8월 대구경실련 외국인근로자센터에 의뢰해 치료비만 받았다. 타히르는 『귀국할 여비가 없는데다 생활비도 구할 수 없어 불법체류자인 친구집에 머물면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실련에는 체불임금 산업재해 등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의 민원이 한달 평균 15∼20건 접수되고 있다. 김태환(金泰煥)대구경실련 외국인근로자센터 소장은 『이들이 불법체류하고는 있어도 국내 인력난을 일정부분 해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에게 일정기간 체류할 수 있도록 양성화하는 방안 등 불법체류자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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