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명절에도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

  • 입력 1997년 9월 7일 20시 17분


▼멀리 서북쪽으로 높게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 등이 쳐다 보이고 동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동해상에 떠 있는 외추도 부선암 사공바위 등 해금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원 고성군 현내면 소재 통일전망대 서북쪽에 위치한, 2백48㎞ 휴전선중 최동북단(最東北端)의 아군 전방 관측소. 철벽경계를 펴고 있는 장병들의 늠름한 모습과 「내 목숨 조국에」라는 구호가 가슴에 와 닿는다 ▼동해를 지키는 해군 함대사령부에는 「9월은 북괴잠수함 필색 격멸기간」이라는 구호가 나붙어 있다. 지난해 9월에 일어난 북한잠수함 강릉 침투사건을 잊지 않고 9월 들어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넓은 담당해역에 비추어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는 제한돼 있지만 제2의 북한잠수함 침투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장병들의 각오가 대단하다 ▼영동지역 최전방에 자리잡고 있는 「빨간 머플러」의 후예들. 6.25전쟁 때 한국 공군 조종사들이 F51전투기를 몰고 북한지역에 첫 출격한 빛나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 빈틈없는 작전과 피나는 훈련에 여념이 없다. 철통같은 영공 경계작전과 일기당천(一騎當千)의 조종기술 습득 및 정확한 사격술 연마에 땀흘리고 있다.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추석 연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일반 국민이 명절 분위기에 들뜨는 것과는 달리 국방의 최일선을 맡고 있는 장병들은 경계태세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연말연시나 추석 같은 명절 때 장병들에게 위문품과 위문편지 등을 보내던 일이 언제부터인가 거의 사라졌지만 장병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마저 잊어서는 안된다. 「휴전선 이상 없음」은 이런 장병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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