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예쁜 박초롱초롱빛나리양이 2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범인에게 유괴된 지 오늘로 벌써 열흘째다. 어제는 귀여운 나리의 여덟번째 생일이었다. 나리양의 부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리의 생일상도 차리지 못하고 눈물로 날을 지새고 있다. 날씨마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다. 밤에는 춥지나 않을지, 밥이나 제대로 먹고 있을지. 어디선가 공포에 떨며 새우잠을 자고 있을 나리생각에 친구들도, 이웃들도 편한 잠을 잘 수가 없다.
친구들과 이웃들이 모두 길거리로 나섰다. 서울에서는 임시반상회까지 열었고 교육부도 전국 초등학교에 나리양 찾기 협조를 당부했다. 어린이들 말대로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어도 어른들이 사탕과 바꾸자면 바꿀 순진한 초등학교 2년생을 돈에 눈이 어두워 어디론가 유괴한 범인도 하루하루 두려움에 떨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럴 리도 없지만 설사 유괴의 대가로 2천만원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 죄책감을 어떻게 견디며 한평생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엄청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은 지금이라도 나리양을 부모품에 돌려주기 바란다. 그리고 자수하여 용서를 빌고 죄의 대가를 받기 바란다. 만의 하나 자포자기하는 것은 남은 인생마저 어둠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자살행위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유괴범은 반드시 잡힌다. 이 세상 어디에도 어린이 유괴범이 숨어 살 곳은 없다.
경찰은 무엇보다 나리양의 무사귀환을 위해 수사력을 총동원하기 바란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어른들을 믿게 하기 위해서도 나리양은 꼭 찾아내야 한다. 시민들도 나리양 부모의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을 헤아려 나리양 찾기에 모든 협력을 아끼지 말기 바란다. 나리는 바로 우리들의 자식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