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청천]구멍난 경기도 행정 책임은 누가…

  • 입력 1997년 9월 10일 07시 58분


이인제(李仁濟)전경기도지사가 지사직 사퇴를 선언한 8일 경기도는 수도권 주민들의 추석귀성 교통편의를 위한 교통소통대책을 발표했다. 도 관계자들은 도내 국도와 지방도에서 극심하게 빚어질 정체 예상구간을 미리 보여줄 목적으로 10개 우회노선을 지정하고 노선안내도를 그린 자료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노선 안내도는 작년에 사용한 것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지정된 우회노선과 맞지 않는 등 엉망이었다. 지적을 받고 다시 낸 자료 역시 구체성이 결여돼 혼동을 일으키게 할 소지가 많았다. 도청 주변에서 즉각 『지사가 대선에 마음을 뺏기지 않고 도정을 단단히 챙겼으면 밑에서 저럴 수 있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경기도는 추석이 다가오는데도 매년 해오던 제수용 햅쌀 출하 예상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올 추석이 지난해보다 10여일 빠르다고는 하지만 조생종 작황을 파악하는 등 마음맘 먹으면 할 수 있는데도 햅쌀 소식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붕 떠있는 듯한 공무원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씨가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참여를 밝힌 올해 2월 이후 7개월간 도정의 공백에 대한 우려와 막 싹튼 지방자치를 뒷걸음질치게 한다는 걱정은 계속돼왔다. 그때마다 그는 『도정 수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과연 그런가. 그가 대선에 마음을 뒀다면 이제까지 도지사직을 유지하며 상황을 살필 게 아니라 최소한 임기만료 1년전에는 지사직을 사퇴해 보궐선거로 후임 도지사를 맞게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많다. 〈수원〓임구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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