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분당신도시 중앙공원 안에는 60년대 기록영화에나 나올 법한 초가가 한 채 있다.
「수내동 가옥」이라 불리는 이 집은 17세기 후반에 지어져 한산이씨 가문이 대를 이어 살아왔으며 조선말 경기 지방의 전형적인 농촌가옥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경기도 문화재자료 78호.
수내동 가옥은 6.25때 부근 집들이 모두 불에 타거나 파괴되는 비운속에 가까스로 원형을 유지했다.
분당신도시 개발 때는 한국토지공사가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한산 이씨 선산 근처의 옛 가옥 70여채를 철거키로 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문화재 보존을 위해 1채만은 남겨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수내동가옥은 보존키로 결정됐다. 수내동 가옥들 중 원조(元祖)임을 인정받은 셈. 수내동 가옥을 끼고 있는 거북 모양의 영장산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어느날 주민들이 마을의 수호신인 거북에게 물을 주려고 머리 지점에 연못을 만들었다. 그러나 물을 마신 거북이 힘이 넘쳐보이자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네 발에 비석을 세워 거북을 붙들었다는 것.
〈분당〓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