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홍광균/10원짜리동전 외면 상혼에 실망

  • 입력 1997년 10월 21일 08시 19분


친지들과 2박3일 일정으로 지난 6∼8일 경북 울진군 백암온천을 찾았다. 온천장 슈퍼에 들러 찬거리를 사던 끝에 소독저 네 벌이 필요해 사려 했더니 그렇게는 안판다는 얘기다. 열개 한 묶음에서 넷을 빼면 나머지는 재고가 되니 말이다. 나눠 파는 슬기는 아주 접어둔 상혼을 왜 모르겠는가. 그래서 한 묶음을 사면서 마침 잔돈이 있기에 십원짜리 서른 개를 내놓았다. 나름대로는 슈퍼에서 잔돈이 소용있을 것이라 배려하는 마음이었는데 『이런 건 경로당에나 갖다줄 노릇이지』 하며 아예 외면해버린다. 일행은 나오면서 어처구니없다고 웃음을 쏟았으나 그것은 어느새 쓴웃음으로 변하더니 비분강개하는 탄식조로 바뀌었다. 그야말로 풍요한 물질 속의 빈곤한 정신을 대표하는 슈퍼아줌마 아닌가. 세금 공공요금 우표 시내버스요금 이자에도 십원짜리는 필요하다. 심지어 웃돈을 주면서까지 바꾸는 이들도 있다. 「일전을 비웃는 자는 일전에 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홍광균(강원 삼척시 당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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