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임선동은 좋은 투수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백44㎞로 해태 선발 김상진에 비해 5㎞나 덜 나왔지만 1백20㎞대로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커브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변화구의 제구력은 역시 프로야구 사상 최고액인 8억원의 계약금을 받을 만한 거물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로 나간 뒤 이틀밖에 쉬지 않았는데….
『몸 컨디션이 이상하리만치 좋았다. 승리투수가 되리란 예감이 들었다』
―한국시리즈 선발로 나선 각오는 어땠나.
『해태 타자들이 힘이 좋기 때문에 초반에 장타를 맞지 않으려고 애썼다. 오늘도 진다면 팀이 우승권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공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어떤 공이 좋았나.
『직구와 슬라이더가 잘 먹혔다』
―앞으로의 각오는….
『경기마다 던지라고 해도 등판할 각오가 돼 있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온 몸을 던지겠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