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2명이 힘을 합쳐 버스안에서 돈을 훔쳐 달아나던 소매치기범을 붙잡았다.
19일 오후4시10분경 대구 서구 비산동 달서교회 앞에 잠시 정차한 108번 시내버스에서 여고 3학년생 손모양(19)은 40대 여승객으로부터 『학생 뒤에 서있던 남자들이 책가방을 칼로 찢고 뭔가 꺼내 버스에서 내렸다』는 말을 들었다.
손양이 현금 9천원과 수첩이 든 지갑이 없어진 것을 메고 있던 가방에서 확인하는 순간 버스는 이미 출발하고 있었다.
버스 문 입구에 서있던 손양은 버스 뒷좌석에 앉아있던 학교친구 김모양(19)을 급히 불러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 뒤 범인들이 내린 정류장으로 허겁지겁 달려갔다.
그 버스정류장에는 마침 범인 3명이 손양의 전화번호와 간단한 메모가 적힌 수첩을 보며 히죽거리고 있었다.
손양이 지갑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범인중 1명은 『무슨 소리냐』며 험한 표정을 지었고 이때 김양은 정류장에 있던 시민들에게 『이 아저씨들이 지갑을 훔쳐갔어요』 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내 1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웅성거렸고 시민들중 용감한 남자 2명이 상황을 눈치채고 범인중 1명의 허리춤을 낚아챘다.
손양과 김양도 이에 가세해 다른 범인 1명의 옷과 허리띠를 붙잡았다.
용감한 시민과 여고생들이 범인들과 5분여 동안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던 어느 시민이 재빨리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112순찰차는 즉시 출동, 범인중 2명을 검거했다. 1명은 몸싸움 과정에서 달아났다.
체격이 왜소한 손양은 당시 상황에 대해 『1주일치 용돈과 버스승차권 20장을 잃어버려 몹시 화가 난 상황이어서 겁도 나지 않았다』면서 『「왜 돈없는 학생들의 금품을 빼앗느냐」며 따졌는데 마침 주변의 아저씨들이 도와줘 고맙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