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박종복(朴鍾福·29·회사원)씨는 『꼭 이길거라고 믿었는데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져 너무 속상하다』면서 『하지만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에 한 가닥 희망을 줬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겠다』고 말했다.
한 축구팬은 『한국은 이미 본선진출권을 따낸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수들의 정신력이 도쿄 경기 때만은 못했던 것 같다』며 『한국팀이 기대만큼 경기를 못해 일부러 져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시작 3시간 전인 12시부터 입장한 양국 응원단은 각각 양팀 골대 뒤에 자리를 잡고 일찍부터 조직적인 응원전을 전개.
오후 1시반경 붉은 악마의 「파도 타기」응원이 시작돼 붉은 물결이 경기장을 두어 바퀴 휘돈 뒤 울트라 닛폰이 화답의 뜻으로 파도타기 응원에 가세했다. 이를 지켜본 붉은 악마는 모두 일어서 동참해준 울트라 닛폰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기도. 양국 응원단은 특히 경기가 끝난 뒤 새마을운동협의회원 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경기장을 청소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시민들로부터 격려를 받았다.
○…이날 오후 서초동 사법연수원강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종훈(金鍾勳·30)씨의 피로연장에는 TV두대가 설치돼 결혼식을 기다리던 하객들이 신랑신부와 함께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도.
김씨는 『경기와 예식시간이 겹쳐 하객들에게 미안했는데 친구들과 함께 TV를 보면서 응원을 하니 오히려 더 좋았다』면서 『평생의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한일전이 열리는 시간에 운행되는 모든 국내선과 국제선에서 수시로 경기상황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 두 항공사는 공항사무실로부터 경기상황을 전달받아 기내방송으로 승객에게 전달했으며 일본행 국제선에서는 일본인 승객을위해 일본어로도경기상황을알려주기도.
○…이날 58개 중대 8천여명의 병력을 동원한 경찰은 운동장 출입구를 중심으로 경기장을 겹겹이 에워싸고 철통경비를 펼쳤으며 오전 11시경부터는 헬리콥터가 경기장 부근 공중을 선회하며 입체 경비작전에 돌입.
〈이현두·이 훈·금동근·윤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