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모두가 불감증에 걸린 것 같다. 하루 35명의 고귀한 생명이 교통사고로 사라지고 있지만 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사망자의 가족이나 친인척을 빼고는 드물다.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막상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도 서로 묵묵무답이다. 그저 주의하고 조심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투자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필자가 수천명에 가까운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면서 얻은 결론은 초보든 10년 이상 된 운전자든 자동차 안전에 관해 모르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초보자나 베테랑 모두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뿐 위급한 상황을 만나면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사고를 내는데는 다른 점이 없다는 얘기다.
어떤 것이 최적의 운전자세인지, 빗길에서 제동거리가 얼마나 길어지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기본적인 자세가 틀린데다 연습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실전에서 어떻게 써먹을 수 있겠는가.
이런 결과는 실기위주 교육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정부나 언론 그리고 자동차메이커들이 계속해서 벌이는 조심운전 캠페인보다는 교통안전교육을 체계적이고 실습위주의 훈련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교통사고예방을 아무리 강조해도 개인적으로 이를 실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국내 운전자의 상당수가 직장인임을 감안할 때 우선 대기업부터 조직을 이용, 교통사고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
정원영(안전관리社 「리스크텍」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