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매카시즘은 1회성의 선풍이었지만, 한국의 매카시즘은 정당성이 결여된 정권과 독재권력을 탄생시키는 데 계속 한몫을 해왔습니다』
공무원 출신의 대학강사가 한국의 매카시즘을 책으로 해부했다. 「분단한국의 매카시즘」(형성사)을 펴낸 진방식(陳邦植)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주전남지역 담당관 등을 거쳐 정년퇴직 후 강릉대 방송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공무원으로 있는 동안 선거철만 다가오면 관주도 하에 특정 입후보자를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일을 자주 보았지요. 깊은 회의를 느꼈고 후진 정치문화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해방후 일제잔재를 청산치 못한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매카시즘의 싹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역대 정권이 정통성의 결여를 의식할 때마다 경쟁세력에 대한 용공음해로 이를 회복하려 했다는 것.
『매카시즘은 정치 페어플레이를 근본적으로 말살했으며 국민화합을 저해하고 정치발전의 발목을 잡았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이 책이 「매카시즘을 통해 들여다 본 한국 정치과정론」에 해당한다며 시대적 정치상황을 들여다보는데 해방이후의 동아일보가 가장 중요한 참고자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철만 되면 공무원들의 후보 줄서기가 관행처럼 돼왔다』고 꼬집으며 『관료와 국민이 신민(臣民)적 정치문화를 청산할 때 매카시즘적 문제제기는 설 땅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