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國手)를 방어하게 돼 무엇보다 기쁩니다』
12일 최고 전통의 국수위를 5연패한 이창호(李昌鎬)국수는 항상 그렇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우승 소감을 밝혔다.
―타이틀 방어전에서 가장 어려웠던 대목은….
『3국에서는 완패했습니다. 이번 4국도 내용이 안좋았고 실수도 많았는데 서9단이 착각해 승리한 것 같습니다』
이국수는 자신이 「잘 두어」 승리했다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악수를 덜 두는 것이 좋은 바둑인가요.
『악수가 적어야겠지요. 그러나 호수(好手)도 잘 두어야 합니다. 모두 중요한 것 같아요』
―국수전 역사상 조훈현(曺薰鉉)9단이 10연패로 가장 오래 타이틀을 지켰는데….
『저는 멀리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매번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향후 세계바둑의 판세는….
『중국의 신예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창하오(常昊)8단은 특히 강하고요…』
―지금까지 획득한 상금이 대단하고 세계 바둑 최정상에 오른 만큼 바둑문화재단이랄지, 바둑학교를 설립할 생각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해보고 싶습니다. 다만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올해만 10억원에 가까운 상금을 따낸 이국수는 대국 때마다 아직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편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여자친구는 없지만 여자 사귀는 일에 무관심하지는 않다』고 또렷이 말하는 신세대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