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지역감정해소를 위해 金당선자가 해야할 일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대통령선거 개표 상황이 김대중(金大中)후보 쪽으로 기울어가던 19일 새벽 김후보의 고향인 전남 하의도 후광리 마을이 텔레비전에 자주 비쳤다. 하의도 사람들은 야심한 새벽에 김후보 종가에서 꽹과리를 치며 춤을 추었다. 목포에서 뱃길로 두시간 거리되는 섬에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을 섬마을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은 순수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것까지 지역감정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날 새벽 전남 목포시 역전광장과 「광주사태」로 유명해진 광주시 전남 도청앞 광장, 금남로 등지에서 시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김대중 대통령」을 연호했다. 선거기간 중 3당 후보들이 거의 찾지 않아 잊혀진 것 같던 곳에서 선거가 끝나자 마치 숨어있었던 것처럼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이 지역의 90%를 넘는 김후보의 득표율이나 개표직후 광주 목포 등지의 모습을 바라보는 비호남인들은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을 것이다 ▼경북 출신의 작가 유시춘(柳時春)씨는 이해하는 쪽이었다. 유씨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광주사태이후 맺힌 호남사람들의 응어리와 한을 풀어주고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다면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문제는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 모두가 말을 조심하는 민감한 문제이지만 덮어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로 뛰어야할 국제화시대에 반쪽으로 갈라진 나라가 다시 동서로 갈라진 것은 분명히 슬프고 후진적인 모습이다 ▼김대중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도 절반이 넘는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는 열광적 지지와 증오를 동시에 받는 인물이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대통령 재임중 그를 지지하지 않던 절반의 국민을 설득해 그들로 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김당선자는 지역간 균형잡힌 인사와 개발로 전임자들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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