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금융노련)의 추원서(秋園曙)위원장은 21일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잘 헤쳐나가려면 노동자들이 스스로 양보하고 인내하면서 함께 살아남겠다는 결속의지를 안팎에 분명히 밝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자발적인 임금동결 추진 배경을 밝혔다.
―회원단체별로 사정이 다를텐데 일괄적인 임금동결이 잘 추진되겠는가.
『은행별로 사정이 다른 게 사실이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이미 노조측이 임금삭감과 인원감축을 경영진에 동의해 줬을 정도다. 현상황에서 노조들이 수동적인 자세를 계속 취하면 대변혁기에 수동적인 구조조정이 될 수밖에 없고 부작용만 크다. 회원단체 노조들을 설득중이며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지난 61년 창립한 금융노련이 36년만에 처음 임금동결을 자발적으로 결정하면 사회적인 반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IMF측에 한국 금융노동자들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 새정부는 금융노련이 천명하는 이러한 결정을 토대로 IMF를 설득해 꼭 고용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나는 금융노련을 포함, 사무노련 병원노련 대학노련을 아우르는 세계사무전문직 기술노련 한국협의회 의장도 맡고 있는데 앞으로 사무노련 등도 설득할 생각이다』
―IMF의 강력한 촉구에 따라 22일 금융개혁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 확실한데….
『금융개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큰 경제과제다. 다만 금융노동자들은 대형 시중은행을 외국인에게 헐값에 넘기는 등의 방안이 추진되는 데 대해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제위기의 원인과 책임을 금융산업 종사자들에게만 떠넘겨지는 것같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몸집을 줄이고 비생산적인 부문을 자율적으로 축소할 시간 여유가 필요하다』
―금융노련의 결의를 어떻게 홍보할 생각인지.
『다시 강조하지만 타율에 의해 갑자기 은행 등의 인원을 감축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에도, 사회안정에도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우리의 자율적인 결의내용을 영문으로 번역해 IMF측에 전달하겠다. 내년초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7개국 은행노조지도자회의에서도 IMF측 참석자에게 이런 내용을 간곡히 설명하겠다』
추위원장은 그러나 『99년말까지 유보된 정리해고에 관한 법률을 금융산업 종사자에게만 예외적으로 당겨 적용하려는 시도는 단호하게 막겠다』며 『우리는 「한솥밥을 먹어온 동료들과 아껴 나누면서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결의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