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2일 뉴욕 메츠의 홈구장 세이필드는 4만3천5백여명의 관중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7천여명의 뉴욕 교민들이 박찬호(LA다저스)를 보기 위해 일손을 놓고 달려갔기 때문이었다.
반면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3천여장의 예매표가 갑자기 취소되는 소동을 겪었다. 23일 필라델피아전에 나설 예정이던 박찬호가 22일 연속경기 2차전 마운드에 오르게 되자 한국 교민들이 무더기로 예매를 취소했던 것.
최근 한국야구선수들의 미국행이 잇따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1백만 한국 교포들이 흥행의 「돈줄」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저스 운영부는 「박찬호 보고서」에서 『최소 투자로 최고 성과를 거둔 케이스』라고 평했다. 다저스의 올해 홈경기 평균 관중은 약 4만명. 그러나 박찬호 경기가 있는 날은 4만3천명으로 늘어난다.
관중 한명이 경기장에서 25달러 가량을 쓰는 점을 감안하면 박찬호는 다저스에 하루 7만5천달러의 추가 수입을 안겨주고 있는 셈. 메츠가 서재응(인하대)을 수입한 것도 「박찬호 후광」이라는 것이 야구인들의 분석.
세이필드는 뉴욕 퀸스구역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엔 한국교민과 중국인이 20만명씩 밀집해 살고 있다.
메츠는 92년 이후 단 한시즌도 2백만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지 못했다. 메츠의 계산은 서재응이 한국교민을 끌어모으는 기폭제가 될 수 있으리라는 것.
케이블TV인 폭스사 소유주 루퍼트 머독이 굳이 LA다저스를 인수하려는 이유 중의 하나도 동양계 선수들 때문. 다저스의 경기를 방영할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 막대한 돈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