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이건희(李健熙)회장은 3일 신년사에서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의 경제파탄에 대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충분히 다하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그룹 시무식에서 또 “우리는 엔고 호황의 착각 속에서 세계의 흐름을 억지로 외면해 온 우물 안의 개구리였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제 뼈저린 자기 반성 없이 새 출발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 관계자는 “이회장의 ‘후회’란 표현은 더 잘하지 못한데 대한 것이지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제위기의 삼성 책임론’을 인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경제위기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점을 반성하자는 것으로 이회장은 대기업 총수로서 먼저 자기 반성을 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회장은 ‘자기 반성’과 ‘후회’를 거론하기에 앞서 “선진국들은 한국 경제를 요리할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그 시기만을 기다려왔다”고 말해 최근의 경제위기에 외세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인식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이 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