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차대기가 겁난다. 극심한 불황으로 가계 형편마저 넉넉지 못한데다 환율 상승으로 기름값이 크게 올라 자가용 굴리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때 일수록 운행시간을 줄이고 연비가 높은 차량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최근 들어 유지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새차를 구입할 때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기름값이 적게 드는 경차와 디젤차, 액화석유가스(LPG)차량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경차〓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가장 관심을 끄는 차는 현대자동차 아토스와 대우 티코.
현대 아토스는 작년 12월 한달동안 8천대가 팔려 11월(5천5백대)에 비해 판매량이 무려 45%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대우 티코는 30% 가량 증가한 4천8백대가 팔렸다.
경차의 이점은 누가 뭐래도 탁월한 경제성. 무연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2백50원일 때 아토스 수동변속기 차량(연비 ℓ당 21.5㎞)을 1년간 2만㎞ 운행할 경우 기름값으로 1백16만3천원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ℓ당 15㎞를 주행하는 1,500㏄급 준중형승용차를 같은 조건에서 운행했을 때 유류비가 1백66만6천원으로 50만3천원 가량 비용이 더 든다.대우자동차 티코 SL(연비 ℓ당 24.1㎞)의 1년간 유류비는 아토스보다 약간 적은 1백3만7천원.
경차는 구입할 때 뿐만 아니라 보유기간 보험료 면허세인하 등 각종 혜택이 많다.아토스와 티코를 1년간 2만㎞ 운행할 경우 기름값 보험료(책임 및 종합보험) 자동차세 면허세 등을 포함한 유지비용은 아토스가 2백24만9천원, 티코는 2백8만9천원이 소요된다. 1,500㏄급 준중형차는 3백13만4천원이 들어 경차보다 88만5천∼1백4만5천원 가량 비용이 더 든다.
▼디젤과 LPG차량〓휘발유에 비해 연료비가 절반이상 저렴한 LPG와 디젤차량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작년 6월 시장에 나온 현대정공 싼타모 LPG는 시판 첫달 4백31대 팔리는데 그쳤으나 최근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싼타모 LPG(배기량 2,000㏄)는 동급차량에 비해 연료비가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며 면허세와 자동차세의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LPG 판매가격이 ℓ당 3백43원일 때 이 차를 1년간 2만㎞ 주행할 경우 연료비와 자동차세 보험료 등 유지 비용은 아토스보다 적은 2백21만1천원.기아자동차가 7일 시판예정인 정통 미니밴 카니발도 유지비용이 저렴해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입 때 특소세와 교육세가 전액 면세되며 등록세 등은 승용차의 3분의1수준. 이에 따라 구입 비용(차값과 각종 세금포함)은 중형승용차보다 무려 5백만원 가량 낮다.
디젤유 판매가격이 ℓ당 7백50원일 때 1년간 2만㎞ 운행할 경우 카니발 9인승 2,900㏄ 수동형(연비 ℓ당 13.2㎞)의 연간 유류비는 72만1천원으로 중형승용차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