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안양 시인들의 모임「시울림」

  • 입력 1998년 1월 5일 20시 48분


경기 안양시에 연고를 둔 시인들의 모임 ‘시울림’. 문단에서도 알아줄 정도로 오래된 모임인 시울림(회장 배준석·裵俊錫·42)은 지난 26년동안 매년 한두차례 동인지를 발간, 어느덧 35권째인 ‘항상 그놈의 희망이 문제다’를 최근 펴냈다. 시울림은 72년 여름 안양지역 주요 백일장에서 장원을 수상한 문학소년소녀 10명이 모여 만들었다. 시를 사랑하며 살고픈 소망에 하나된 이들은 그해 밤을 새워가며 첫 동인지 1백권을 펴냈다. 고교 2년생이 중심이 됐던 이 ‘아마추어 모임’은 해를 거듭하며 실력이 일취월장, 회원 가운데 4명이 주요 문예지에 등단했으며 대부분의 회원들이 한두권씩 시집을 낼 정도로 ‘프로 모임’으로 변했다. 시울림에는 규율과 규칙이 없다. 모임의 날짜 시간도 없다. 이들을 그동안 묶어온 것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을 추구하는 정신이었다. 이들은 매달 한번씩 함께 모여 술을 마시며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풍요를 위해 살아가는 고달픈 문인의 삶을 서로 위로한다. 회원들은 매년 11월1일 시의 날에 안양시민을 대상으로 시낭송회를 열고 있으며 이들의 작품은 안양지역에서 문학교과서로 통할 만큼 인기가 높다. 회장 배씨는 “하고싶은 말을 가슴속에 쌓아두다가 견디지 못할 때 짧게 내뱉는 것이 시”라며 “우리들의 작품이 현대인의 삶과 도시문명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0343―43―8185 〈안양〓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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