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전문가 진단]설재훈/高유가로 사고 크게줄듯

  • 입력 1998년 1월 6일 07시 37분


주요 선진국의 교통문화를 보면 교통사고는 급증→감소→안정의 3단계를 거쳐 선진화된다. 초기의 급증단계는 자동차가 급격하게 증가하지만 운전자가 의식면에서 이에 적응하지 못해 많은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시행착오 과정이다. 다음은 교통사고의 피해와 원인을 알기 시작한 운전자와 정부가 각종 홍보 캠페인과 교통안전정책을 통해 사고를 줄여나가는 감소단계이다. 마지막으로 안정단계는 교통사고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약간씩 증감을 되풀이하는 단계다. 일본의 예를 들면 초기 급증단계는 2차세계대전 후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1만6천7백65명에 이른 70년까지였다. 그러나 강력한 교통안전정책을 추진하면서 79년에는 절반수준인 8천4백66명으로 감소했고 최근에는 1만명 수준에서 약간씩 증감을 거듭하는 안정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가 크게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 91년에 1만3천4백29명으로 최대치에 이른 뒤 약간씩 감소해 97년에는 1만1천6백여명으로 2천명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정치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급증단계를 지나 감소단계의 초반을 거쳐 중반으로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정부의 노력과 함께 98년으로 3차연도에 이르는 동아일보와 대한손해보험협회의 지속적인 교통안전 캠페인이 큰 몫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2년간의 캠페인은 교통안전과 관련된 전반적인 원인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선진국 사례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으나 앞으로는 이를 보다 심층화하고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그런 점에서 동아일보와 대한손해보험협회가 98년의 교통안전 캠페인을 △과속사고 △보행자사고 △야간사고 △음주운전사고 방지 등에 중점을 두기로 한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접어든 98년은 과소비를 자제하는 사회분위기와 유류값 급등 등의 원인으로 자동차 주행거리가 감소할 것이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라는 뜻이다. 98년이 교통안전, 교통문화를 선진화할 수 있는 희망의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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