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두살된 아기가 즐겨먹는 분유를 사려고 집 부근의 가게에 들렀다. 하지만 찾는 분유는 없었고 값비싼 종류만 진열돼 있었다. 여러 가게를 뒤지다가 부산에서 가장 크다는 할인매장에까지 가봤지만 역시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분유를 사서 아기에게 먹였더니 입맛에 맞지 않는지 내키지 않는 모습이었다. 가슴이 아팠다. 신년연휴를 맞아 고향인 마산으로 가면서도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 생각보다는 아기가 먹던 분유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뿐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마산의 한 가게에서 진열대 위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분유통을 발견하고는 허겁지겁 두통을 사서 돌아왔다. 하지만 분유값을 보고난 아내가 울화통을 터뜨리는 바람에 흥분도 잠시였다.
한달전만 해도 6천8백50원이었는데 9천2백원이라니 무려 34%나 올랐다는 얘기였다. 자세히 보니 가격표를 덧붙인 흔적이 뚜렷했다. 얄팍한 상혼이 깃들인 분유를 먹고 과연 우리 아기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으로 자라기를 바랄 수 있을지.
신병륜(하이텔ID·sin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