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금년 1월1일부터 6개월동안 유럽연합(EU) 의장국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로빈 쿡 외무장관이 희망하는대로 영국은 이 기간에 유럽인들의 최대 현안인 일자리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춤으로써 ‘유럽을 사람들에게 되돌리는’ 방향으로 나갈 것 같다.EU가 노동시장에서 비켜나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시적인 이득을 줄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두가지 이유 때문에 영국이 실업문제에 너무 많이 나서는 것은 잘못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EU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역할이 거의 없는 기구다. 둘째, 실업해결 문제가 향후 6개월동안 EU의 주요의제가 될 경우 의장국으로서의 영국의 역할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어떤 의제도 EU확대협상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EU확장의 전제로써 EU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지난달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정상회담에서는 11개 신규 회원국의 수용방침과 함께 3월말까지 이중 6개 회원국과 가입 협상을 타결짓자는 합의가 이룩됐다. 현재 유럽의 관심은 신규 회원국의 가입시기에 쏠려있다.
폴란드의 경우 프랑스와 독일은 2000년까지 가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카렐 반 미어트 EU경쟁위원장은 2005년 이전에는 옛 동구권 어느 국가도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어트위원장의 발언은 영국이 EU확장 문제에 힘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6개월이란 기간은 EU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짧다. 영국이 현재의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6개월동안 그야말로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할 것이다. 토니 블레어 정권이 진정 통일 유럽이라는 원대한 이상 실현의 가능성이 있다면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리〓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