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73〉
젊은이들의 비밀을 알아내고야 말겠다고 생각한 나는 어느 날 다시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여러분, 이제 저의 궁금증을 풀어주시지 않겠습니까? 무엇 때문에 당신들은 밤마다 얼굴을 까맣게 칠하며, 전에는 안락하게 지냈는데 공연한 고집을 부린 탓에 고생을 사서 하게 되었다고 하는 당신들의 말씀의 의미는 무엇인지 이야기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내가 이렇게 물었지만 일동은 내 말을 무시하는 듯한 어투로 말했습니다.
“그런 건 알려고 하는 게 아니오.”
그들이 이렇게 말하자 나는 더욱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여 흡사 악마에 뒤집어씐 것처럼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젊은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애원했습니다.
“여러분, 정말이지 저는 궁금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습니다. 불쌍한 저를 살려주는 셈치고 제발 저의 궁금증을 풀어주십시오.”
이렇게 되자 젊은이들은 내가 딱하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굳이 우리들 비밀을 말해주지 않는 것은 모두 당신의 신상을 위해서랍니다. 당신의 궁금증이 모두 풀리는 순간 당신은 화를 입어 우리들처럼 애꾸눈이가 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도 나는 고집을 부렸습니다.
“오, 여러분. 제가 비록 애꾸눈이가 되는 한이 있어도 이 궁금증을 참을 수는 없습니다. 당신들의 비밀을 들려주시지 않겠다면 차라리 저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당신들과 작별하면 이런 광경을 보지 않아도 좋을 테고, 그렇게 되면 이 궁금증도 다소간 잊을 수 있을 테니까요. 옛말에도 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잖아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젊은이들은 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한 듯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오, 당신도 참 어지간하군요. 그렇지만 만약 당신이 불행한 꼴을 당한다 할지라도 우리들로서는 당신을 두번 다시 이곳에 머무르게 할 수는 없소.”
이렇게 말한 젊은이들은 양 한 마리를 끌어다 죽이더니 그 가죽을 벗겼습니다. 그리고는 조그마한 칼 하나를 나에게 내어주며 말했습니다.
“우리들의 비밀을 그렇게 알고 싶다면 이 가죽 위에 누우시오.”
그들이 이렇게 말하자 나는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그러자 젊은이들은 나를 그 가죽에 싸서 튼튼한 가죽 끈으로 꿰매었습니다.
“대체 절 어쩌시려는 거요?”
양가죽에 싸인 나는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젊은이들은 말했습니다.
“잠자코 계세요. 이제 당신은 우리들의 비밀을 아주 소상히 알게 될 테니 말이오.”
젊은이들의 비밀을 소상히 알게 될 거라는 말에 나는 너무나 좋아 탄성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젊은이들은 나를 떠메고 높은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산꼭대기에 이르자 그들은 내게 말했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당신을 여기다 두고 돌아가겠소.”
이 말에 나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습니다.
“절 여기다 혼자 두고 가겠다고요?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글:하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