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삼웅/각정당 단배식,민주주의 어긋나는 구습

  • 입력 1998년 1월 8일 09시 44분


올해도 새해 첫날에 각 정당은 어김없이 중앙당사에서 단배식을 갖고 새해의 결의를 다짐하는 행사를 가졌다. 언제부터인지 이처럼 당지도부와 당원이 한자리에 모여 집단으로 세배하는 단배식을 갖는 것이 관습처럼 계속돼 왔다. 그러나 단배식은 일제 잔재인데다 민주주의 기본질서에도 맞지 않는 구시대의 유산이므로 재고돼야 한다. 일본은 제국주의 시대에 정부와 정당들이 1월1일 일왕과 수뇌부에 충성을 맹세하는 단배식을 가졌다. ‘오야붕(두목)’과 ‘꼬봉(졸개)’의 주종관계로 유지되던 시대의 유산이라 하겠다. 평등이 기본인 민주정당에서 주종관계의 단배식은 어울리지 않는다. 단배식이 끝나면 총재나 계파 보스의 자택을 찾아 별도로 인사를 나누는 게 보통이다. 정가에서는 이를 ‘눈도장 찍는 행사’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전근대적인 일제 잔재이면서 낭비와 허례허식에 불과한 단배식을 없애자. 대신 시무식을 통해 새해의 설계와 결의를 다지면 된다. 김삼웅(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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