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새 밀레니엄…컴퓨터 대란 우려

  • 입력 1998년 1월 8일 09시 44분


새해가 열렸다. 2000년까지 앞으로 2년. 45억년 역사를 가진 지구로서는 단지 통과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새로운 천년이 우리 사회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회 구석구석까지 파고든 컴퓨터가 돌연 말을 듣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낡은 소프트웨어는 서기 연도를 두자릿수만 처리하기 때문에 2000년과 1900년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이자나 급료계산이 이뤄지지 않거나 틀려버릴 것이다. 또 컴퓨터로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나 공장라인이 갑자기 멈춰버리는 일이 생길 것이다. 바로 ‘2000년 문제(밀레니엄 버그)’다. 미국에서는 유효기간이 2000년인 신용카드를 일부 소매점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고 지난해 독일에서도 비슷한 말썽이 1만건 이상 발생했다.일본에서는 대부분 신용카드 유효기간이 1999년까지지만 2000년이후용 카드가 발급되기 시작해 언제 일이 터질지 관계자들은 초조해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처음으로 관계 부처 회의를 열어 관련업계에 (문제를) 철저히 주지시키고 대책을 세우기 위한 실태조사를 하도록 했다. 소프트웨어업계는 관공서의 대책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움직임도 매우 둔해 점검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의 한 컨설턴트회사는 세계적으로 60조엔 정도가 들 것이라는 계산을 내놓았다. 이런 비용은 생산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후진적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금융업계는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99%의 은행이 조사를 마쳤지만 이중 80%만이 99년 3월까지 대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네트워크회사는 한군데서 흐름이 멈추면 전체 시스템이 중단될 우려가 있어 전체 컴퓨터를 대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도쿄〓윤상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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