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곳곳에 문을 닫은 공장이 눈에 띄었고 그곳에선 어김없이 제품을 만들다 남은 갖가지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와 함께 짙은 ‘불황의 그림자’가 깔리기 시작한 것.
공장마당을 아예 할인판매 장소로 바꾼 곳이 많고 아직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팔겠다고 내놓은 공장도 한두군데가 아니다.
1년전만 해도 3천여 중소제조업체들이 비교적 호황을 누렸으나 이제 ‘옛날’이 돼버렸다.
이곳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인수씨(45)는 “요즘은 회사 출근하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다. 볼트와 너트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1년전부터 주문을 따내기가 어려워진데다 최근 금리마저 크게 올라 언제 문을 닫게 될지 모르는 형편이다.
김씨는 “불과 3년전만 해도 야간작업을 거르는 날이 없을 정도로 공장이 잘 돌아갔으나 지난해 초부터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요즘은 낮에도 공장이 쉬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남동공단 공장가동률은 70.5%. 그러나 입주업체 가운데 절반이상이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아 실제가동률은 50%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천상공회의소의 한 직원은 “매일 10여곳이 폐업신고를 하거나 부도가 나 공장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남동공단 입주업체의 부도율은 0.96%로 공단이 들어선 이후 최악이었다.
인천수출 5,6공단과 주물공단 입주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팔려고 내놓은 공장은 많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수부동산 이인석씨(39)는 “현재 남동공단 입주업체 가운데 20% 정도가 공장을 정리하려고 내놓았다”며 “부도가 나면 공장이 헐값에 처분되기 때문에 그전에 미리 공장을 정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